일상여행

스위스 로드트립: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Furka Pass와 Grimsel Pass를 지나 아이거 북벽이 보이는 숙소까지 ('23.6.5)

yoyopapa 2025. 1. 15. 01:05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이동하며 만난 Furka Pass와 Grimsel Pass. Rhône Glacier와 Grimselsee의 절경을 감상하며 아이거 북벽이 보이는 숙소까지의 여정을 소개합니다.

 

6월 5일 아침, 본격적인 스위스 가족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었다.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까지 단순히 숙소를 옮기면서 이동만 하기엔 아쉬웠다. 그래서 선택한 경로는 알프스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Furka Pass Grimsel Pass. 오늘 하루는 이 장엄한 고갯길들을 따라 달리며 스위스의 진가를 체험하는 여정이었다.

 

1. Furka Pass: 영화 속 명소와 역사적인 호텔

 

첫 번째 목적지는 Furka Pass였다. 이곳은 영화 <007 골드핑거>의 촬영지로 유명하며, 알프스의 설산과 협곡이 어우러진 풍경이 압도적인 곳이다. 굽이치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만난 풍경은 감탄을 자아냈다.

 

Furka pass 호텔과 도로
Furka pass 전망대 부근의 고갯길. 예전 그로스글로크너 고갯길 보단 한적했지만 분위기는 그에 못지 않았다.

 

고갯길이 열린지 얼마되지 않아서 인지 길가에는 사람키보다 높은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자다 일어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던 딸래미는 6월에 보는 눈을 신기해하며 기분이 좀 나아지신 듯한 눈치다.

 

Furka pass 호텔과 도로
자세히 보면 굽이굽이 이어진 고갯길
Furka pass view point에서 사진찍는 딸래미

 

특히 Hotel Belvédère는 Furka Pass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다. 1882년에 설립된 이 호텔은 여행자들에게 **Rhône Glacier(론 빙하)**의 장관을 제공하며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영화 <007 골드핑거>의 촬영지로도 등장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 호텔은 지금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역사적인 명소로 남아 있다.

Furka pass 호텔과 도로
유명하다는 벨베데레 호텔 건너의 휴게소로 왔다. 제대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차가 들락날락 많이 하는 와중에 애기 챙기랴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휴게소는 주차장만 제공할 뿐 사실상 문을 닫아서 화장실도 열지 않아 애기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노상방뇨를 하고 다른 가족들은 허겁지겁 화장실을 찾아 떠나야 했다.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빙하를 내려다보며 잠시 쉬었다. 딸은 6월이라 많이 녹아버린 빙하를 보면서도 “저게 다 얼음이야?“라며 신기해했다. Furka Pass는 스위스 로드트립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손색이 없었다.

 

3. Grimsel Pass: 은색 호수와 고요함

 

Furka Pass를 넘어 다음 목적지는 Grimsel Pass였다. 이곳은 Furka Pass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곳으로, 알프스의 얼음 호수가 평화롭게 펼쳐져 있었다. 다만 갑자기 거세진 바람을 피해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차를 먹으며 몸을 녹였다. 추워져서 정신없이 애기를 챙기느라 사진이 없는 것이 무척 아쉽다.

 

4. 그린델발트의 숙소와 아이거 북벽

 

오후 늦게 도착한 숙소는 그린델발트의 Interhome 샬레였다. 발코니에 나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아이거 북벽(Eiger North Face)**의 웅장함에 숨이 멎었다.

 

아이거 북벽
아이거 북벽을 바라보는 숙소의 발코니. 왜 사람들이 그린델발트에 속소를 잡는지 알 것 같았다.

 

딸은 창밖을 보며 “여기서 계속 살면 안 돼?“라고 말했다. 아마 각 방마다 있는 다락방을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 

 

스위스 여행 팁

1. Furka Pass와 Grimsel Pass 추천 루트: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이동할 때 두 고개를 경유하면 스위스의 대표적인 알프스 풍경을 만날 수 있다.

2. Furka Pass의 Rhône Glacier: 영화 <007 골드핑거> 촬영지로, 설산과 빙하를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다. 하지만 고갯길이 뚫려 있는 시즌이라면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

3. Grimsel Pass의 Grimselsee: 여름시즌에 가면 잔잔한 호수와 초록빛 초원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하면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4. 그린델발트 숙소 선택: 발코니에서 아이거 북벽이 보이는 숙소를 선택하면 스위스 여행의 감동이 배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