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드트립: 루체른 카펠교와 스탠서호른 여행기 ('23.6.4)
스위스 로드트립에서 루체른 카펠교와 스탠서호른을 방문한 하루. 스위스 VIP패스를 활용해 카브리오 케이블카와 푸니쿨라를 즐긴 여정을 소개합니다.
6월 4일 아침, 스위스 로드트립의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루체른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을 만들어준 날이었다. 오전엔 루체른의 상징인 카펠교를 걸으며 여유를 즐겼고, 오후에는 스위스 VIP패스를 활용해 스탠서호른(Stanserhorn) 정상까지 다녀왔다.
1. 루체른 카펠교에서의 여유로운 아침
오전에 다른 가족들은 리기산 등 투어를 나갔고 나는 루체른 숙소에서 합류키로 한 처남을 맞이했다. 피곤해 보이는 처남을 숙소에 남겨두고, 카메라를 들고 숙소를 나섰다. 목적지는 루체른의 상징인 **카펠교(Kapellbrücke)**였다. 이 목조 다리는 루체른 여행의 필수 코스로, 언제 방문해도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리 위를 천천히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다리의 모습과 주변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하나의 그림 같았다. 2009년에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카펠교가 주는 감동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루체른의 아침을 만끽하던 중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는 “스탠서호른에 가자!“고 설득했다. 처남이 피곤해 숙소에 남겠다고 하니, 이미 구매한 스위스 VIP패스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나는 카펠교에서의 여유를 뒤로하고 스탠서호른으로 향하게 되었다.
2. Stans로 이동, 푸니쿨라를 타고 스탠서호른으로
루체른에서 Stans까지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동 중 딸은 비슷한 또래의 유러피안 아이와 창문을 사이에 두고 즐겁게 놀았다. 아이들이 웃고 장난치는 모습에 나와 와이프도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여행 중 만나는 이런 우연한 순간들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Stans에 도착한 뒤에는 조금 걸어서 스탠서호른으로 올라가는 푸니쿨라(Funiculaire)에 탑승했다. 딸아이는 열차의 맨 뒤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푹 빠졌다. “아빠, 저기 멀리 있는 집들이 점점 작아져요!“라며 신나하던 딸의 목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푸니쿨라는 산 아래 마을과 초록빛 들판을 지나 점점 더 높은 곳으로 향했다. 풍경이 바뀔 때마다 감탄이 나왔다. 가파른 경사도,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스위스의 풍경도 모두 완벽했다.
3. 카브리오 케이블카와 스탠서호른 정상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간 후, 세계 최초의 이중 구조 **카브리오 케이블카(Cabrio Cable Car)**를 탑승했다. 위쪽 갑판이 완전히 개방된 이 케이블카는 바람을 맞으며 하늘 위를 나는 기분을 선사했다. 딸은 “아빠, 우리 하늘 위에 떠 있는 것 같아!“라며 행복해했다.
반면 와이프는 난간을 꽉 붙잡고 “너무 무서워!“라고 외쳤다. 그녀의 겁먹은 모습에 나와 딸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나중에 와이프도 그 경험이 특별했다며 인정했다. 케이블카에서 보이는 스위스의 풍경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장관이었다.
4. 스탠서호른 정상에서의 감동
정상에 도착하니 끝없이 펼쳐진 알프스의 설산과 푸른 초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과 맞닿은 듯한 전망대에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며 가족 모두 함께 사진을 찍었다. 딸은 뛰어다니며 정상의 맑은 공기와 풍경을 온몸으로 즐겼다.
와이프와 장인장모님과 긴장을 풀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가져온 빵을 먹으니 스위스 여행의 진가를 느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이 특별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담았다. 풍경도 멋졌지만, 가족과 함께 그 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
5.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탠서호른에서의 하루를 마치고 루체른으로 돌아오는 길, 딸은 피곤했는지 금세 잠이 들었다. 와이프와 나는 오늘의 여행을 돌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스위스는 단순히 풍경만으로 감동을 주는 곳이 아니다. 여행 중 가족과 함께한 소소한 순간들, 그리고 우연히 만난 인연들이 그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내일은 그린델발트로 향할 예정이다. 또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스위스 여행 팁
1. 카펠교 방문: 루체른 여행의 필수 명소로, 사람이 매우 많다.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 방문하면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오전에 내가 방문했을 때 이미 사람이 많았다.
2. 스탠서호른 교통 정보: SBB를 이용해 Stans역에서 푸니쿨라 탑승 역까지 조금 걸어야 환승이 가능하다. 푸니쿨라를 탄 다음 바로 카브리오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다. 스위스 VIP패스를 활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VIP패스의 본인인증은 허술하다.
3. 카브리오 케이블카: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난간을 붙잡을 각오가 필요하다. 물론 우리 와이프는 여행 후반부에 케이블카 따위 무서워하지 않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