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질 수 있는 소중한 기억들을 잊고 싶지 않아서다. 특히 이번 스위스 로드트립은 가족과 함께했던 특별한 순간들로 가득해 기록을 남기고 싶다. 오늘은 그린델발트에서 바로 갈 수 있는 피르스트에서 보낸 잊지 못할 하루를 정리해본다.
1. 케이블카로 피르스트로 향하다
아침, 느긋하게 준비를 마치고 피르스트 케이블카 역으로 향했다. 케이블카로 피르스트에 도착하자마자 딸은 유모차에 기대어 잠들었다. 바쁜 일정이었던 만큼 피곤했던 모양이다. 고요히 자는 딸을 보며 와이프와 나는 서로 미소를 나눴다.
2. First Cliff Walk : 하늘 위를 걷는 듯한 경험
피르스트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Cliff Walk로 향했다. 발아래 계곡이 펼쳐지는 이 길은 이름 그대로 하늘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다행히 유모차로도 이동이 가능해서 딸이 잠든 채로 쉽게 걸을 수 있었다.
3. Bachalpsee 트래킹: 얼음으로 덮인 호수를 만나다
First Cliff Walk를 마치고, 우리는 **Bachalpsee(바흐알프제)**로 가는 트래킹을 시작했다. 처음엔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경사가 있었고 여기저기 자갈이 많아 유모차를 갈 수 없어 금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딸은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맡기고, 나와 와이프, 그리고 처남만 트래킹을 이어갔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전날 일정으로 인해 피곤하셨던 만큼 애기를 보면서 체력을 보충하고자 하셨다.
트래킹 코스는 아직 녹지 않은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어 다소 미끄러웠다. 하지만 걸어가는 동안 바람에 날리는 구름과 햇빛의 변화가 알프스의 독특한 매력을 더해줬다.
마침내 도착한 Bachalpsee는 얼음으로 꽁꽁 덮여 있었고 독특한 설경을 감상하고 다시 돌아왔다.
4. Bort 놀이터에서 깨어난 딸과 함께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딸에게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봤었다. "멋진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 이게 딸의 대답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보어트(Bort) 케이블카 역 근처의 놀이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조금 기다리니 아니나 다를까 딸래미는 금새 깨어났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보어트 놀이터는 딸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네와 방방이, 미끄럼틀을 번갈아 타며 웃음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내가 힘들었던 하루의 피로가 딸의 웃음소리로 모두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케이블카에서 딸래미는 낮잠으로 인해서 먹지 못한 끼니를 간단하게 떡으로 해결하며 놀이터에 또다시 오자고 한다.
딸래미가 “너무 좋았어,“라는 한마디는 나와 와이프에게 다른의미로 다가왔지만 모든 가족들이 만족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피르스트에서의 Cliff Walk, 얼음으로 덮인 Bachalpsee, 그리고 보어 놀이터에서의 딸의 웃음소리까지. 모든 순간이 소중했고, 아마 이 기억들은 평생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내가 남기고 싶은 여행 팁
1. 피르스트 케이블카: 그린델발트에서 피르스트로 가는 가장 쉽고도 멋진 방법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의 풍경이 일품이다.
2. Cliff Walk: 가족 여행객들에게 추천. 유모차로도 이동 가능하며, 계곡을 내려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3. Bachalpsee 트래킹: 초여름에는 얼음과 눈이 남아 있을 수 있고 변화무쌍한 날씨로 추울 수 있다. 방한 장비를 챙기는 것이 좋다. 호수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4. 보어트 놀이터: 아이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놀이터 주변의 풍경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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