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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멘리헨 & 로얄 워크: 아이와 함께한 스위스 알프스 여행 ('23.6.9)

by yoyopapa 2025. 1. 25.

스위스 알프스 가족여행 6월 9일: 멘리헨 케이블카, 로얄 워크를 가족들과 함께 나눠서 즐긴 하루 이야기

 

전날(6월 8일) 인터라켄 호수 유람선으로 천천히 쉬었던 덕분인지, 오늘(6월 9일)은 조금 더 움직일 수 있었다. 다만, 어린 딸과 함께하는 일정이다 보니 가족 전체가 무리한 트래킹 코스를 돌기보다는 두 팀으로 나누어 구간별로 즐기기로 했다.

 

우리는 그린델발트에서 멘리헨(Männlichen)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정상 부근에 위치한 대형 놀이터에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아이를 돌보면서 서로 돌아가며 '로얄 워크(Royal Walk)'를 다녀오고, 이어서 나와 딸래미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웽엔 (독일어 발음으로는 뱅엔?)(Wengen)~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트래킹까지 이어갔다. 가족들이 트래킹을 떠났을 때 나는 아이와 놀이터에서 더 놀다가 일찍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1. 그린델발트에서 멘리헨 케이블카로 이동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그린델발트 터미널(Grindelwald Terminal)로 갔다. 딸은 케이블카를 ‘공중열차’라고 부를 정도로 신나했고, 곤돌라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 풍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버스정류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딸래미와 삼촌. 그린델발트는 버스정류장의 경치조차도 절경이다.

 

멘리헨 케이블카는 약 19분 동안 해발 2,200m 부근까지 올라가는데, 중간중간 아이거(Eiger), 묀히(Mönch), 융프라우(Jungfrau)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온가족들이 곤돌라에서 올라가는데, 이젠 이정도는 전혀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2. 멘리헨의 놀이터 & 휴게실에서의 도시락 시간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높은 고도임에도 불구하고 놀이터가 잘 조성되어 있었다. 딸은 “여기서 집에 가기 싫어!”라고 할 정도로 빠져들었고, 한동안 저 멀리 산을 배경으로 신나게 뛰어다녔다.

 

멜리헨의 놀이터. 여기는 놀이터 풍광마져도 절경이다.

 

한편 점심시간이 되자, 케이블카역 맨 아래층 휴게실로 이동해 직접 싸 온 도시락을 먹었다. 시설은 많은 사람들 없이 매우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다. 

 

3. 로얄 워크(Royal Walk): 가족 일부가 다녀온 짧은 트레일

 

도시락을 먹고 나니 딸이 잠이 들었다. 이 틈에 장인어른·장모님·와이프 등 가족들이 로얄 워크 트레킹을 떠났다. 이후 나머지 가족들이 다녀와서 나만 아주 빠르게 짧은 로얄워크 트레킹을 끝냈다. 

 

로얄워크 전망대를 향해 쭉 뻗어있는 짧은 트래킹코스. 딸래미 깨어 있었으면 도전해도 될만한 코스지 않았을까.

 

로얄 워크는 멘리헨 정상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짧은 코스다. 고도 차가 약간 있어서 숨이 찰 수도 있지만, 왕관 모양 전망대에 올라서면 알프스 3대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난이도도 비교적 쉬운 편이라,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명 '왕의 문'을 지나서 뒤를 돌아보면 이런 절경이 펼쳐진다.

 

로얄이라는 말에 걸맞게 전망대도 왕관모양으로 꾸며져 있고, 멀리있지만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같은 유명한 봉우리들도 다 볼 수 있다. 테레일을 따라 '왕의 문', '왕실의 유산,과 같은 테마들도 있다. 

 

워낙 절경이라 전망대에서 내려갈 때 아쉬운 마음에 한컷 더 담는다.

 

 

4. 웽엔(Wengen) &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트래킹

 

로얄 워크를 마친 뒤, 나와 딸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멘리헨에서 웽엔~라우터브루넨 트래킹까지 이어갔다.

웽엔은 자동차가 없는 산악마을로 유명하고, 라우터브루넨 계곡은 무려 72개의 폭포가 펼쳐진 절경으로 스위스 대표 풍광 중 하나다.

 

가족들과 가보지 못했던 Wengen-Lauterbrunen 트래킹 쪽 방면이 전망대에서 한눈에 보인다.

 

이 코스는 주로 내리막길이라 체력 소모가 덜하긴 하지만, 자갈길이 있으니 튼튼한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걸어서 약 1시간 20분 내외로 도달 가능하고,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해 기차나 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내가 갔다오지 않아서 안타깝게도 사진이 없다.ㅠ.ㅠ 로얄워크에서 보는 모습은 정말 절경이었다. 

 

5. 나와 딸의 선택: 놀이터 연장 & 일찍 귀환

 

딸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도 놀이터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멘리헨 케이블카역에 있는 놀이터를 조금 더 즐기다가,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케이블카로 내려와 숙소로 돌아왔다.

 

 

자다 일어나서 체력 보충완료한 딸래미

 

아이와 다니다 보면 아무리 짧은 일정이어도 금세 피로가 쌓이는데, 빠른 귀환 덕분에 딸도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여행은 무조건 많이 본다고 좋은 게 아니라, 아이 컨디션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버스타러 콘돌라에 탑승한 귀여운 우리 딸.

6. 오늘 하루의 총평

 

내 입장에서는 웽엔~라우터브루넨 트래킹을 놓친 게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알프스 놀이터에서 놀며 “엄마, 아빠 최고!”라는 딸의 웃음소리를 들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하루였다.

 

7. 그 밖의  팁(Tips)

 도시락 준비: 스위스 식당 물가가 높으니, 산악 지역이나 케이블카역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으면 비용·시간을 절약할 수 있음

 아이 친화적 놀이터: 멘리헨 정상 부근에 대형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음

 비교적 쉬운 트레킹: 로얄 워크는 왕복 1시간 내외 코스로, 알프스 절경을 짧고 굵게 체험 가능

 다양한 선택지: 가족 중 체력이나 관심도에 따라, 놀이터·로얄 워크·웽엔~라우터브루넨 트래킹 등 코스를 나눠 즐길 수 있음

 일부 구간 유모차 이동 어려움: 멘리헨에 올라가는 건 아이거 익스프레스 곤돌라를 타는 걸로 유모차로 가능하지만, 로얄 워크나 웽엔 트래킹 구간은 경사와 자갈길 때문에 유모차 접근이 쉽지 않음

 케이블카역 휴게실: 실내 공간이 있어 도시락 먹기에 편함

 주변 편의시설: 멘리헨 산장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있으나 가격대가 높고, 게다가 6월이면 트레킹 길이 열린지 얼마되지 않아 문을 닫은 경우도 있음